- ‘국내외 문화재 긴급매입 및 관리지원 사업’에 지난해 45억, 올해 40억 투입
- 독서당계회도, 대동여지도, 대통력 등 귀중한 우리 문화유산 환수
지난해 해외를 떠돌다 고국의 품으로 귀환한 490년 전 조선 관료들의 모임이 그려진 ‘독서당계회도(讀書堂契會圖)’가 올해 3월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이 작품은 일본 교토국립박물관장을 지낸 간다 기이치로(神田喜一郞·1897∼1984)의 소장품으로 그 존재가 알려졌다. 기이치로의 사망 이후 유족으로부터 구입한 다른 소장자가 지난해 3월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 출품했다. 당시 출품 정보를 알게 된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긴급 검토를 거쳐 복권기금 지원을 통해 낙찰받게 됐다.
복권기금이 해외로 반출된 우리나라 문화재의 귀환을 돕기 위해 국내외 문화재 긴급매입 및 관리지원 사업에 앞장서고 있다.
‘국내외 문화재 긴급매입 및 관리지원 사업’은 국외 소재 중요 한국문화재 및 파손될 위기에 처한 국내 비지정 문화재 매입을 통해 우리 문화재의 환수와 보존 관리에 기여하고 있다.
복권기금은 지난해부터 ‘국내외 문화재 긴급 매입 및 관리지원 사업’ 운영 예산을 지원하며 지난해는 45억 원, 올해는 40억 원을 투입했다. 이 사업은 2010년부터 시작돼 문화재청에서 매입 총괄을 담당하고, 실무 운영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국외 소재 문화재), 문화유산국민신탁(국내 소재 문화재)에서 맡고 있다.
특히,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복권기금 지원을 받아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 유성룡비망기입대통력<경자>(柳成龍備忘記入大統曆<庚子>), 일영원구(日影圓球), 열성어필(列聖御筆), 백자동채통형병(白磁銅彩筒形甁), 독서당계회도 등 해외에 흩어져 있던 귀중한 우리 문화유산을 국내로 환수했다.
올해 2월 조선 후기 지리학자 김정호가 제작한 대동여지도 목판본 중 가장 상세한 지리 정보가 담긴 ‘대동여지도’(동여도의 주기 내용 포함)를 일본에서 매입해, 3월 17일 한국으로 들여왔다.
지난해 11월에는 류성룡의 수택본(手澤本, 소장자가 가까이 놓고 자주 이용하여 손때가 묻은 책)으로 추정되는 달력 ‘유성룡비망기입대통력<경자>’를 일본에서 되찾았다. 지난해 3월에는 국내에서 최초로 확인된 구형(球形)의 휴대용 해시계 ‘일영원구’와 조선시대 왕들의 글씨를 모아 수록한 책인 ‘열성어필’, 한국에서 거주했던 영국인 선교사가 1914년 수집한 도자기 ‘백자동채통형병’을 미국 경매를 통해 입수해왔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곽창용 사무총장은 “국외 한국문화재는 지금까지 약 22만 점에 달하는 걸로 확인된다. 국내에 없거나 가치가 높은 문화재에 대해서는 복권기금으로 운영되는 국외 문화재 긴급매입 사업을 통해 국내로 들여오고 있다”라며, “온·오프라인 유통시장에서 긴급매입 대상 문화재의 출품 여부를 상시 확인하며 전문가들의 평가를 거쳐 진행하는 문화재 환수 과정은 복권기금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관계자는 “천 원짜리 복권 한 장을 사면 이중 약 410원이 복권기금으로 조성되어 우리 역사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국외 반출 문화재 환수 사업 추진에 힘을 보태고 있다”라며 “이처럼 복권기금은 우리나라 문화유산의 우수성과 소중함을 알리기 위한 문화재 보호 사업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끝>